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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송이축제 드높인 '이몽룡 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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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09-2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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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도는 지난 26일부터 개최된 봉화 송이 축제기간 중 계서(溪西)종택이 있는 봉화군 물야면 가평리에서 '이몽룡 마을문화제'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봉화 벽지에 '마을문화제'라는 옷을 입혀 산골마을을 전국적인 문화마을로 승화시키겠다는 경북도의 야심작이다. 이곳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청백리이자 춘향전 이몽룡의 실존인물로 전해지는 계서 성이성(成以性1595~1664)의 고향이다. 역사적 인물을 종합적으로 활용한 '인문 문화 인물 마케팅사업'이란 점에서 그 성공 여부가 관심을 끈다.
 경북도는 그동안 봉화 송이축제를 전면에 내세워 전국적인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런 자연문화 행사는 어느 정도 한계성이 있다. 여기에다 인문적인 스토리를 입혀 봉화 송이축제를 한 단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이몽룡 마을문화제'다. 성이성은 1627년(인조5년) 문과에 급제해 합천·담양·창원·진주·강계 부사를 거치는 동안, 어진 정사를 펼쳐 활불(活佛)목민관으로 백성들의 칭송을 받았다. 경상·호서·호남지역의 암행어사를 네 번 역임했으며, 사후 그 공적과 청렴함을 높이 평가해 청백리에 녹선된 인물이다.
 이번 '이몽룡 마을문화제'는 과거급제 유가행렬재현을 비롯한 20여개의 소규모 문화예술 행사로 진행됐다. 문화예술 행사는 계서가의 전통혼례를 마을 주민들이 참여해 재현하고, 축하연은 물야면 한울림 풍물단, 소백풍물단, 도립국악단, 남도소리의 흥양예술단의 공연과 다양한 전시·체험·마을 참여행사로 조촐하게 진행됐지만 의미있는 행사였다.
 경북도는 성이성에 대한 학술적 재조명사업과 함께 유적인 영주 계서정과 성이성 묘, 봉화 계서당을 보수하고 주변시설을 정비하여 영·호남이 연계한 문화예술제 개최 및 청백리 교육관 건립 등의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봉화 송이축제 기간 중에는 봉화군 계서당에서 '청백리 계서 성이성 유물 특별전시회'를 가졌다. 한국국학진흥원이 그동안 봉화 계서 종택에서 소장해온 700여점의 유품을 종손 성기호 옹으로부터 지난 4월 기탁 받아 분류작업과 보수·복원 작업을 거쳐 400년 만에 대중 앞에 첫 선을 보인 것이다. 
 성이성의 어사화(御使花)와 어사출두 때 사용한 얼굴가리개인 사선(紗扇), 계서선생문집과 저서인 '계서유사' 등은 압권이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이번 유물은 전시기간이 종료되면 문화재로 신청할 계획이다. 저서인 계서유사에는 어사로 활약하면서 적은 일기형식의 암행록이 실려있어, 조선중기 함행어사의 활약과 지역학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성이성 선생이 이몽룡의 실존 인물인지 논란에도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제 봉화송이 축제가 춘향전 이몽룡의 옷을 입기 시작했다. 이몽룡이 외쳤다는 '금잔 속 술은 천(千)백성의 피요, 옥쟁반 좋은 안주는 만(萬)백성의 기름이라'는 시(詩)는 당시 공직 부패를 질타한 것으로 현재 한국의 '총체적인 비리'에도 부합하는 걸 맞는 비유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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